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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쓰는데도 망가지는 신장"… 당뇨병성 신증 '잔여 위험' 잡을까

2026-06-12

RAAS·SGLT-2 표준 치료에도 단백뇨 지속되는 환자 적지 않아

큐라클 'CU01', 표준치료 병용 환자서 단백뇨 35% 이상 감소

@freepik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시장에서 기존 표준치료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되는 임상 데이터가 공개됐다.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를 충분히 투여하고도 질환 진행을 막지 못하는 '잔여 위험'에서 국내 기업의 신약 후보물질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뇨병성 신증 치료는 오랜 기간 RAAS 억제제와 SGLT-2 억제제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아 왔다. 여기에 2021년 바이엘의 케렌디아(성분 피네레논)가 등장하며 치료 옵션이 확대됐지만, 상당수 환자에서 여전히 단백뇨가 지속되거나 신장 기능 저하가 진행된다. 업계가 '잔여 위험'을 차세대 신장질환 치료제 개발의 핵심 과제로 꼽는 이유다.


이 가운데 큐라클은 8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 신장질환 치료제 'CU01'의 신규 용도특허 기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CU01은 기존 표준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군에서 추가적인 단백뇨 감소 가능성을 확인했다. 표준치료 이후에도 남아 있는 잔여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표준 치료 받은 상당수 환자 여전히 '위험'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신장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는 대표적인 만성 신장질환이다. 질환이 진행되면 단백뇨가 증가하고 신장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며, 결국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 환경은 꾸준히 발전해 왔다. 오랜 기간 RAAS 억제제가 표준치료로 사용돼 왔으며, 이후 SGLT-2 억제제가 신장 보호 효과를 입증하면서 주요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nsMRA) 계열인 케렌디아가 추가적인 신장 보호 효과를 입증하며 치료 옵션을 넓혔다.


하지만 표준치료가 정착됐음에도 질환 진행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RAAS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단백뇨가 지속되거나 신장 기능이 계속 저하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기존 치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잔여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남아 있다.

 

단백뇨 감소할수록 신부전 위험 뚝… "신장 보존 핵심 지표"

단백뇨는 신장 손상 정도와 향후 질환 진행 위험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일반적으로 소변 검사에서 신장이 손상된 경우 알부민(단백질의 일종)가 검출된다.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 감소는 신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초기 신호다.


의학 학술지 등에 발표된 주요 메타분석 연구들에 따르면, 치료를 통해 환자의 알부민뇨 수치를 약 30% 감소시킬 경우 향후 신장 기능이 완전히 망가지는 말기 신부전 발생 위험은 치료 약물의 종류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23.7%에서 27%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연관성은 치료 전 초기 알부민뇨 수치가 높았던 환자군일수록 더 강하게 나타나 환자의 상태가 중할수록 단백뇨 조절의 이득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사용 중인 주요 신장질환 치료제들 역시 단백뇨 감소 효과를 중요한 임상적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케렌디아 역시 약 31% 수준의 uACR 감소 효과를 확인하며 주목받았다.


연구 논문은 "단백뇨와 알부민뇨의 유의미한 감소가 만성 신장 질환 진행을 억제하고 신부전 위험을 낮추는 핵심 경로라는 점은 명확하다. 특히 기저 수치가 높은 환자들에게 강력한 치료 목표가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자의 전체적인 예후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신여과율 등 다각적인 임상 지표를 병행하여 관찰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큐라클, 단백뇨 수치 35% 감소...병용 요법 가능성도?

큐라클은 현재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표준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단백뇨가 지속되는 환자군에서 추가적인 치료 효과 가능성을 확인했다.

큐라클은 국내 24개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성 신증 환자 2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CU01 임상 2b상에서 위약 대비 약 21~22% 수준의 단백뇨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투약 기간 동안 eGFR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하위 분석 결과다. RAAS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를 함께 투약 중이던 당뇨병성 신증 환자 60명을 분석한 결과, 표준치료에 CU01을 추가 투약한 환자군은 표준치료만 받은 환자군 대비 단백뇨(uACR)가 저용량군에서 35.2%, 고용량군에서 3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 유의성도 확보했다.


단백뇨 감소 폭 자체도 주목할 만하다. 주요 메타분석 연구들에 따르면 알부민뇨를 약 30% 감소시킬 경우 향후 말기 신부전 발생 위험은 약 24~27%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하위 분석에서 확인된 30% 이상 감소 수치는 잔여 위험 감소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CU01 작용기전. 자료=큐라클 IR (2025)


기전 역시 기존 치료제들과 차별화된다. 기존 치료제들이 혈당과 혈압 조절을 중심으로 신장을 보호하는 접근이었다면, CU01은  TGF-β 신호 전달 억제를 통해신장 손상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섬유화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이다.


CU01은 디메틸푸마르산염(DMF)을 주성분으로 하는 경구용 치료제다. DMF는 이미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 사용되며 관련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된 성분이다. 특히 케렌디아는 기전 특성상 고칼륨혈증 관리가 중요한 안전성 이슈로 부각되지만, CU01은 지금까지 진행된 임상 2a상과 2b상에서 고칼륨혈증 관련 안전성 신호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개발 초기에는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라는 넓은 범주에서 접근했지만, 이번 결과를 통해 CU01의 개발 방향이 '표준치료 이후 추가 치료 옵션'으로 보다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신장질환 치료 시장이 병용요법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서로 다른 기전의 치료제를 조합해 추가적인 치료 효과를 확보하려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CU01 역시 이러한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맞닿아 있는 후보물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는 이번 임상 2b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월 국내, 3월 미국에서 신규 용도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최근 158개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특허(PCT) 출원까지 완료했다. 특허가 등록되면 출원일 기준 최대 20년간 관련 병용요법 및 복합제 개발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되며, 향후 표준치료의 한계에 직면한 당뇨병성 신증 시장에서 추가 치료 전략의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경 기자 sunny@hitnews.co.kr

출처 : 히트뉴스(https://www.hitnews.co.kr)